영화 《기생충》(Parasite, 2019)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으로, 빈부 격차와 사회 계층 문제를 날카롭게 그린 블랙 코미디 스릴러입니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영화는 반지하에 사는 가난한 기택(송강호) 가족과 언덕 위 대저택에서 사는 부유한 박 사장(이선균)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기택의 아들 기우(최우식)는 친구의 소개로 박 사장 가족의 딸 영어 과외 교사가 되며, 이를 계기로 기택 가족은 박 사장 가족에게 하나씩 침투합니다. 기우의 여동생 기정(박소담)은 아들의 미술 치료사로, 아버지 기택은 운전기사로, 어머니 충숙(장혜진)은 가정부로 들어가며 그들의 생활을 장악합니다.
그렇게 박 사장 가족이 집에 오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충숙은 번개같이 짜파구리를 만들기 시작하고, 기택과 기우는 문광과 근세를 지하실 안으로 끌어다 놓고 기정은 탁자 위와 바닥에 남 아있던 널브러진 쓰레기를 테이블과 소파 밑으로 밀어넣는다. 재빨리 밖으로 나온 기우는 기정이 던져준 다혜의 일기장을 제자리에 놔두러 급히 계단을 올라간다. 잠시 후 박 사장 가족이 집에 도착하자 기정은 재빨리 거실 테이블 밑에 숨고, 기우는 다혜의 일기장을 제자리에 놔뒀지만 그때 다혜가 방에 들어와 어쩔 수 없이 침대 밑에 숨는다.
기택이 왜 CCTV에도 잡히지 않고 사라졌는지 여기서 밝혀진다. 비명 소리에 놀란 손님들과 근처 주민들이 모두 대피하느라 바빠 저택에서 나온 기택을 아무도 보지 못했고, 지근거리에 CCTV가 있긴 했지만 문광이 집을 찾아온 날 CCTV 선을 끊어 놓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무런 증거도 남지 않고 지하실로 도망갈 수 있었다. 집 앞을 비추던 CCTV 선이 끊어져 있는 장면은 문광이 집에 들어갈 때, 기택이 차고를 통해 집에 들어갈 때 2번 화면에 강조되어 나온다. 그리고 파티에 참석하러 온 손님 중 1명이 차를 타고 왔는데, 연교가 차를 대충 차고에 욱여넣으라고 하는 바람에 완전히 닫히지 않았던 문 틈으로 집에 다시 들어갔다.
포기할 기색이 전혀 없어보이는 계속되는 애원에 충숙은 어쩔 수 없이 난장판이 된 마루를 대충 정리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숨긴 채 문을 열어준다. 집에 들어온 문광은 충숙에게 같이 지하실로 내려가자고 하지만, 기다리겠다고 하자 혼자 지하실로 내려간다. 그런데 시간이 한참 지나도 문광이 나오지 않자 충숙이 지하실로 내려가 보는데, 문광은 벽과 진열장 사이에 몸을 끼운 채 낑낑거리며 진열장을 밀고 있었고, 도와달라는 문광의 말에 충숙은 얼떨결에 문광을 돕는다.
어렵사리 진열장 밑에 걸려 있던 야외 바비큐용 철판을 빼내자, 진열장이 갑자기 밀려나고 숨겨진 문이 드러나며 문광은 바닥에 떨어진다. 당황한 충숙은 괜찮냐고 물어보지만 문광은 그저 소리를 지르며 허겁지겁 내려간다. 문광이 허겁지겁 내려가자 충숙이 뒤를 따르는데, 엄청나게 긴 계단이 아래로 아래로 이어져 있었다. 그 끝에는 경악스럽게도 캄캄하고 오래된 지하 공간이 있었고, 그곳에서 들려온 것은 웬 낯선 남자가 끙끙거리며 대답하는 목소리였다.
기택 가족은 점차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어 가지만, 박 사장 가족이 캠핑을 떠난 날 대저택의 지하실에서 충격적인 비밀을 발견합니다. 전직 가정부 문광(이정은)의 남편 근세(박명훈)가 지하 벙커에서 몰래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기택 가족과 문광 부부는 서로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격렬한 갈등을 벌이며 긴장감이 고조됩니다.
결국, 박 사장 가족이 예상보다 일찍 돌아오면서 사건은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습니다. 파국은 박 사장의 생일 파티 날 폭력적이고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집니다. 기택은 자신의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박 사장을 살해한 뒤, 지하 벙커로 숨어듭니다. 기우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돈을 모으겠다고 결심하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습니다.
《기생충》은 날카로운 사회적 풍자와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섬세한 연출로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빈부 격차가 만들어내는 공존과 갈등, 그리고 인간의 욕망과 한계를 철저히 탐구한 이 작품은 현대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비추는 걸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