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로렌 와이스버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패션계의 권위적인 잡지사 런웨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 영화는 주인공 앤드리아(앤디) 삭스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그린다.
앤디는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대학 졸업생으로, 뉴욕에서 직장을 찾던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잡지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 프리슬리의 비서로 채용된다. 하지만 패션에 무관심하고 단정치 못한 외모의 앤디는 화려한 패션계의 압박감과 미란다의 까다로운 요구에 적응하지 못하며 갈등을 겪는다.
이런 갈등이 극한에 달한 어느 날 미란다가 (앤드리안이 보기에) 비슷한 벨트를 두고 예민하게 구는 모습에 실소를 터트리고 마는데, 역시 앤드리아의 태도를 알고있던 미란다는 "네가 입은 옷의 색을 알고는 있냐. 그냥 파란색이 아니라 '세룰리안 블루'다. 그 색깔 하나를 정하기 위해 비슷한 파란색이 수 백 수 천 벌 디자이너의 손에서 재창조되었고, 그 중 최고로 멋진 파란색이 결정되어 네가 마트에서 사와서 입게 된 것이다. 그 사실은 알고있나?" 라며 앤드리안의 좁은 시야와선민의식에 대해 지적한다. 단순한 파란색이 아니라는 걸 지적하는 것을 넘어 2002년에 오스카 데라렌타와 이브 생로랑 모두 세룰리안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몇 명의 디자이너가 이 색을 사용해 몇 벌의 옷을 디자인했는지부터 시작해, "그 옷 한 벌을 위해 들어간 인력이 얼마고 그 옷 한 벌, 그 옷의 색깔 하나가 창출한 수익이 얼마고 일자리가 몇 개인데 겨우 '그런 거'라고?"라고 일침을 놓는 것은 미란다의 패션에 대한 전문성과 자부심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명장면이기도 하다.
그러다 (회사 내에선) 아주 큰 일이 터지게 된다. 미란다 본인의 늦둥이인 쌍둥이 딸들의 발표가 있다며 앤드리아에게 어떻게든 개인 제트기를 구하라 막무가내로 떼를 쓰며 명령한 것. 하지만 이는 다름 아닌 허리케인이 날아오는 기상 악화 때문에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앤드리아는 결국 제트기를 구하지 못하고, 결국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와 뮤지컬 '시카고'를 보기로 결정한다.
이후 미란다는 역시 앤드리아를 불러 자신이 쌍둥이 딸들의 발표를 보지 못했다며 성질을 부리고 지적한다. 그리고는, 일부러 '패션을 모르는 똑똑한 친구를 뽑으면 다른 관점을 제시할 줄 알았던 내가 잘못 생각했다'면서 크게 실망하는 모습을 내비친다. (그러나 허리케인이 잔뜩 몰아치는 상황에 제트기를 구해오라 명한 것은 매우 막무가내였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제안이었던 게 맞다. 그런데 상술된 미란다의 말은 아마 앤드리아의 그동안의 행적과 생각 '전체'를 비판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미란다의 모욕적인 언사를 들은 앤드리아는 나이젤에게 찾아가 푸념을 늘어놓지만 나이젤은 미란다의 말에 동의하며, 의도야 어찌되었든 네가 어쨌든 로마에 들어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조언을 한다.(상술되었듯, 미란다가 앤드리아에게 허리케인이 몰아침에도 제트기를 띄우라며 막무가내로 명령한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이었고, 상사의 막무가내 '갑질'이 맞다. 물론 나이젤의 이 충고 또한 그간의 앤드리아의 '패션업계에 입사했으면서 자신은 패션업계와 거리가 먼 사람인 것처럼 구는 행동' 자체를 지적한 거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간 앤드리안이 신경쓰지 못했던 진짜 "패션"에 대해서 코칭해주고 알려주기 시작한다.
이후 앤드리안은 극적인 변화를 맞는다.
자신이 숙적에게 밀려날 것을 미리 예감하고 있었던 미란다는 잡지사 회장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들여, 자신의 팀원들까지 전부 잡지사를 함께 떠나 잡지를 사실상 폐간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딜과 파워 게임으로 최후 통첩을 날리는 바람에 그녀 대신에 나이젤이 대신 희생당한 것이다.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자리를 빼앗긴 나이젤은 "... 언젠가는 보상해 주겠지. 그렇게 믿고 싶어."라면서 프랑스 편집장에게 씁쓸한 박수를 보낸다.
둘이 차량에 탑승한 후 앤드리아는 비정하게 나이젤을 버린 행동에 "당신이 나이젤에게 한 짓, 그런 거 전 못해요"라고 따지는데, 미란다는 한숨을 쉬면서 "너도 이미 했어. 에밀리한테."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이어서 "네 스스로가 선택한 길이야. 이런 삶을 바란다면 그런 어려운 선택도 해야 하는 법이지"라고 웃으면서 나지막하게 말하자 앤드리아는 자기도 모르게 미란다처럼 변해가고 있는 본인에게 충격을 받는다. 그 짧은 순간에 자기성찰을 한 앤드리아는 행사장에 도착하자 차량에서 내리지만 미란다를 따라가지 않고 마음이 편해진듯이 웃으면서 반대쪽으로 향한다. 앤드리아가 보이지 않자 미란다가 그녀에게 전화를 거는데, 앤드리아는 휴대폰을 분수대에 던져 버림으로써 작중 내내 자신을 옭아매던 전화벨 소리에서 벗어난다.
미란다는 냉철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공포와 경외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인물이다. 그녀는 앤디에게 터무니없고 비현실적인 요구를 끊임없이 하고, 앤디는 이를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앤디는 점차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에 적응하며 성장하고, 미란다에게 인정받기 시작한다.
일과 사랑, 인간관계 사이에서 갈등하던 앤디는 연인과 친구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을 경험하며 자신의 우선순위를 고민한다. 그녀는 미란다처럼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삶이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아님을 깨닫고 결국 직장을 떠난다. 영화는 앤디가 자신의 가치관을 재정립하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이 작품은 화려한 패션 세계의 이면과 성공을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 그리고 개인의 정체성과 진정한 행복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